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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리뷰

여성 래퍼 리미 디스 사건, 남수림과 Ri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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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래퍼 리미 디스 사건, 남수림과 Rimi

단연, 국내에서 여성 래퍼 하면 가장 먼저 언급되는 래퍼는 윤미래, T일 것이다. 랩 실력은 물론이고 남성 래퍼들을 완벽히 압도하는 발성과 타이트한 플로우, 거기에 발라드부터 힙합, 트랩까지 넘나드는 넓은 스펙트럼의 작곡 능력까지 보유한 그녀는 세계 여성 래퍼 순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 수준의 래퍼이다. 그렇다면, 윤미래, T를 제외하고 실력파 여성 래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래퍼는 누구일까?






■바로, 이제는 정말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국내 정상급 여성 래퍼 리미, Rimi이다. 리미가 힙합씬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개인 믹스테잎을 공개하면서부터이다. 이 개인 믹스테잎을 통해 그녀는 당시 가장 핫한 씬에서 가장 핫한 크루 중 하나였던 오버클래스에 들어갈 수 있었으며, 당시 오버클래스 멤버의 면면을 살펴보면...


 





■버벌진트, 산이, 스윙스, 현 어반자파카 소속 여자 보컬 조현아까지! 요즘 힙합씬. 아니, 가요계를 주름잡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한데 소속되어 있던 크루가 바로 당시의 오버클래스였다. 아무튼, 믹스테잎 공개와 오버클래스 입단을 통해 본격적으로 씬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래퍼 리미, Rimi는 활발하진 않지만 꾸준한 활동을 하며, 여느 남성 래퍼들 못지않은 실력을 자랑한다. 특히, 그녀가 참여했던 각종 피쳐링 곡 프로듀서 Xepi, 제피의 1집 앨범 Pandora Disc 수록곡 짐승, 더 콰이엇의 4집 Quite Storm 앨범 수록곡 Airplane Music 등에서 현재는 씬의 주역들인 여러 래퍼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는데도 꿀리지 않는다는 혹은, 더 좋은 벌스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대중들에게 듣기도 했다.







■이렇게 씬에서 차츰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래퍼 리미가 당시 오버와 언더의 경계가 엄청나게 뚜렷했던 힙합계에서 차츰 오버에도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는데, 그 계기가 되는 곡이 바로 래퍼 감자와 함께 작업했던 유머러스한 곡 홍콩반점이다.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 리미의 이 개그? 곡은 당시 힙합 음악으로서는 흔치 않게 나름 차트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한 것으로 기억한다. 때문에, 힙합을 과거부터 듣지 않으신 분들은 아직도 리미하면 홍콩반점만 알고 계시는 분들도 많은데, 래핑 자체가 훌륭한 실력파 래퍼 리미가 이 정도 가벼운 곡으로 대표된다는 것이 팬으로서는 참으로 안타깝다.




■아무튼, 그렇게 씬에서 차츰 영향력을 행사하던 그녀는 마침내 본인의 정규 1집 Rap Messiah를 발매한다. 길이 남을 역대급 대박 앨범은 아니었고, 사실, 여성 래퍼 리미가 가진 음악적 역량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엄청나게 컸던 만큼, 이 앨범은 아쉬움이 남는 앨범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정규 앨범이라기엔 무엇인가 2프로 부족하고 기존 리미의 믹스테잎스러운 곡들이 많았기 때문에 기대보다 완성도가 조금 떨어지는 앨범. 필자의 생각도 이와 비슷하다. 하지만, 래핑 하나만큼은 당시에 정말 훌륭했고 당시뿐 아니라 현재의 어떠한 여자 래퍼들과 견주어도 압도적인 랩을 했다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필자는 당시 힙합플레이야에서 진행했던 리미 1집 리뷰 이벤트에서 장문의 앨범 평가 글을 써서 지금은 절대로 구할 수 없는 오버클래스 뉴에라를 경품으로 획득하기도 했다. 아무튼, 이 리미의 Rap Messiah 앨범의 수록곡 림교, Rap Messiah, Queen, Understand, Everyday 등은 필자의 MP3에서 아직까지도 가장 많이 플레이 되는 곡들 중 하나이다. 특히, 조현아가 피쳐링한 Understand 같은 경우 음악적으로나 가사적으로도 굉장히 좋은 곡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며 씬에서 음악 활동을 지속할 것 같던 리미에게 부정적인 사건이 생기는데, 그것이 바로 래퍼 리미를 둘러싼 디스 사건이다. 사실, 강한 가사와 랩에 대한 자부심 등으로 여러 힙합 커뮤니티에서 리미는 뜨거운 감자였다. 특히, 1집 앨범 발매 시점 즈음 리미를 향한 어느 아마추어 래퍼의 디스곡이 공개되고 지나친 욕설과 성적 발언이 섞인 이 곡을 들은 리미는 해당 곡을 공개한 래퍼를 고소한 것. 이러한 사건들을 겪으며, 래퍼 리미는 본인이 지닌 음악적 색깔과 성향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고 리미, Rimi 라는 이름을 버린 채, 기존 리미의 짙은 음악 색깔과는 다른 따뜻한 곡만을 그녀의 본명인 남수림이라는 이름으로 발매하기 시작한다.




■2010년 이후, 약 6년간 이어진 래퍼 리미의 남수림으로서의 활동. 사실 따뜻한 곡을 선호하지 않는 필자이지만 가끔씩 리미의 곡을 찾아들었는데, 솔직함이 묻어나는 밝은 분위기의 사랑 노래에서도 그녀의 래핑은 여전히 빛났으며, 래핑 자체와 더불어, 가사 전달적인 측면이나 곡 구성, 음악의 완성도 측면으로 그녀는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그녀가 드디어, 리미, Rimi로서 추구하던 음악적 색깔을 다시금 꺼내려 하고 있다.



 

■최근, 그녀는 Rimi.offical 이라는 이름으로 인스타 계정을 생성하고 래퍼 리미로서의 복귀를 상징하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이러한 그녀의 복귀 소식은 과거 그녀의 믹스테잎을 들으며 여성 래퍼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었던 여러 리스너들에게 그리고 이미 리미라는 여성 래퍼의 실력을 알고 있는 여러 대중들에게 다시금 불을 지피고 있다. 리미로서의 두 번째 활동이 단순한 불씨로 사그라들지, 국내 힙합씬을 태워버릴 만큼 큰 불로 번질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그녀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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