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막 리뷰, 후기
오픈전부터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컨텐츠와 타격감, 김대일의 대작다운 클라스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검은사막. 많은 유저들은 오픈전 검은사막의 영상을 보면서 큰 기대를 했었다. 필자같은 경우, 파이널 클로즈베타때 잠깐 플레이를 해보았고 아직 최적화는 안되어 있었지만 엄청난 그래픽과 타격감에 꽤나 감동받았던 기억이 있다. 물론, 당시엔 클로즈베타인만큼 많은 컨텐츠는 보유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당시, 유저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을만한 대작 게임임에는 틀림없었다.
■검은사막 오픈 이전, 필자의 데스크탑은 검은사막이 돌아갈 수 없을 만큼의 소위 똥컴이었기 때문에, 일부로 검은사막의 오픈에 맞춰 게이밍 노트북, MSI 코브라 게이밍 노트북을 구입했을 만큼 필자는 검은사막이라는 게임을 굉장히 많이 기대했었다. (사실, 오픈 초기엔 검은사막 그래픽 최적화가 잘 안되어 있어서, 당시, 거의 최고 사양 수준의 게이밍 노트북이었던 MSI 코브라였는데도 엄청난 발열과 버벅거림을 감수하고 플레이 해야만 했다.) 아무튼, 그렇게 오픈한 검은사막의 완성도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으며, 김대일이 공들인 대작답게 그래픽이나 타격감은 정말 상상 이상이었다. 특히, 커스터마이징 측면에서도 유저들로 하여금 센세이션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검은사막은 기존 온라인 RPG가 지니고 있던 컨텐츠를 완벽하게 흡수하여 공급했으며, 이 밖에도 생각보다 심오한 낚시, 말 길들이기, 실제와 흡사하게 만든 현실적인 창고와 마을간 이동 시스템 공헌도 시스템 무역 시스템 등등 새로운 시도도 엿보였다. 특히, 마을간 이동에 게임의 대부분의 시간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을 만큼 검은사막에서 이동수단이나 이동 경로 등은 중요해졌고, 이러한 시스템을 활용해 무역으로 큰 돈을 번 유저들도 많았다. 이렇듯 겉으로 보기엔 풍부한 컨텐츠를 보유하고, 롱런할 것만 같았던 대작... 검은사막이었지만, 현재 검은사막의 상황은 굉장히 암울하다.
■먼저, 계속해서 유저들의 불만을 야기했던 캐릭간 벨런스 문제는 몇년째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검은사막에서의 벨런스 문제는 단순히 타 게임과 같이 케릭간 PVP나 공성전 RVR 등에서의 문제가 아니다. 기본 사냥적인 측면에서 조차도 케릭간 엄청난 속도 차이와 골드 수급 차이가 있었으며, 이는 필자가 게임을 지속하던 과거 몇년간의 시기동안 심각한 문제로 자리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케릭(직업)간 벨런스 붕괴, 케릭(직업)별 유저수 불균형은 몇년동안 지속되었으며, 현재도 그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필자가 플레이 했을 당시로 예를 들면, 소서러는 자이언트나 레인져, 무사 등의 캐릭터(직업)에 비해 더 좋은 장비를 갖추고 있어도 몇 레벨이나 낮은 곳에서 힘겹게 사냥을 해야만 했고 운영진은 검은사막의 공식 홈페이지, 검은사막 인벤 등 여러 게시판을 통해 인지하고 있었을텐데도 이 문제를 몇년동안 해결하지 못했다. 아니, 정확하게는 해결하지 않았다는게 더 맞는 표현일 수도 있겠다. 이러한 운영에 실망한 유저들은 하나, 둘 소위 '대작'이던 검은사막을 떠나갔고, 검은사막 운영진은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체, 단순 캐쉬 아이템 팔기와 아이템, 골드 지급등의 일회성 이벤트를 통해 유저들을 되돌아오도록 만드려고 노력했다.
■워낙 기본 스펙. 그래픽, 타격감이 좋아 그에 따른 사냥에 재미를 느끼기에도 충분한 검은 사막이었기에, 필자도 게임을 한동안 접었더라도 꽤나 자주 검은사막으로 되돌아오곤 했지만, 직업간 벨런스 붕괴와 잦은 버그를 해결하지 못한 실망스러운 운영과 함께 검은사막이 안고 있는 또다른 문제점들이 드러나기만 했다. 풍부할 것만 같았던 컨텐츠도 결국은 노가다성 사냥과 무기 강화라는 기존의 온라인 RPG 게임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었다. 과거 아이온 오픈 초기 물약과 회피 스킬, 스킬의 타이밍 등 컨트롤을 통해 어느정도의 장비 격차를 뛰어넘는 PVP가 가능했던 점과는 대조적으로 검은사막은 스킬 퍼붓기 싸움에서 어느 케릭터의 스펙이 좋느냐에 따라 대부분의 PVP 승패가 결정되었다.
■사실, 검은사막내에도 여러가지 레이드나 길드 규모의 퀘스트 등은 존재하지만, 게임의 스토리로 귀결되지 않는 단순 노가다성 퀘스트와 레이드가 대부분이며, 유저는 목적 의식 없이 단순 아이템의 강화를 위해 매일 매일 같은 퀘스트들만을 반복할 뿐이었고, 엄청난 타격감과 그래픽을 갖춘 검은사막이었지만, 실제로 필자는 이러한 단순 노가다성 퀘스트와 사냥, 레이드를 하다 졸거나 잠을 잔 적도 여러번이었다. 역대급 몰락을 보여주고 있는 대한민국 온라인 RPG 시장에서 오픈 초기, 유저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검은사막이었지만, 지금은 일회성 이벤트와 잦은 신규 케릭터의 추가, 케릭터의 각성 등을 통해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기존 다음 카카오 외에도 네이버를 퍼블리셔로 하며, 반등을 노렸지만, 이 역시 예상만큼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그래도 운영적인 측면을 제외한 여러 측면에서 검은사막은 2015 게임 대상을 받아 마땅했던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이유에선지 당시, 개발사 펄어비스는 시상식 참여 거부했지만...) 오픈 후 몇년이 흘렀지만, 이대로 몰락의 길을 걷기엔 검은사막은 너무도 훌룡한 베이스를 갖춘 게임이다. 지금이라도 앞서 글에서 언급했던, 유저들이 떠나는 여러가지 근본 원인을 정확히 인지하고 현재의 단기적으로 돈을 벌기 위한 운영(게임에 영향을 주는 캐쉬 아이템 팔기, 강화 관련 아이템 팔기, 신규 케릭터 신규 각성 추가 등을 통한 명맥 잇기)이 아닌, 초심으로 돌아가 명작 게임을 만들겠다던 그때의 의지와 운영 방침을 기억해야할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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