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vs 폰 끊임없는 '세체미' 논쟁...-자뷰

페이커 vs 폰 끊임없는 '세체미' 논쟁...-자뷰

치열했던 2015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이후 여러 리그오브레전드 관련 커뮤니티 게시판 유저들 사이에선 ‘세체미’ 논쟁이 뜨거운 감자이다.

먼저, 이 논쟁에 대해 다루기 전 먼저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바로 ‘세체미’라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세체미’는 단어 그대로 ‘세계 최강의 미드라이너’ 라는 뜻이다.

하지만 세계 최강이라는 이 수식어가 의미하는 것이 단어 그대로의 세계 1등을 의미하는 것일까?

적어도, 리그오브레전드 선수들을 수식하는데 있어서 ‘세체미’란 단어는 세계 1등 그 이상의 범접할 수 없을 정도의 독보적인 기량을 가진 미드라이너 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큰 이견 없이 이 ‘세체미’라는 수식어를 가장 처음 획득한 선수가 바로,

판도라 TV LOL 챔피언스 윈터(2013-2014) 시절의 Faker, 이상혁 선수일 것이다.

당시의 페이커는 압도적인 기량으로 상대 미드를 찍어 누르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팀의 연승을 견인했다.

HOT6 LOL 챔피언스 써머(2013) KT Bullets 와의 결승 롤챔스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제드 대 제드 일기토를 기점으로 페이커가 속한 SKT T1 K 팀은 이후 다음 시즌인 판도라 TV LOL 챔피언스 윈터(2013-2014)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며, 전승으로 우승하고 페이커는 지난 시즌에 이어 2회 연속 대회 MVP를 수상한다. 또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시즌3(2013) 우승을 거머쥐며 세계 최강임을 입증한다.

하지만, 그가 ‘세체미’로 등극한 가장 큰 이유는 전승 우승이라는 커리어보다도 당시 어느 미드라이너와 대결해도 상대를 압도할 정도의 기량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현 시점으로 돌아와서, 스베누 LOL 챔피언스 스프링시즌(2015) SKT T1은 리그의 우승팀이지만 페이커는 이전만큼 본인이 팀을 캐리 해내거나 완벽히 압도하는 경기를 자주 선보이진 못하고 있다.

이러한 페이커에 비견되며, ‘세체미 논쟁’에 중심이 되는 또 다른 한 선수가 바로 Edward Gaming 소속 Pawn, 허원석 선수이다.

사실, 폰 선수가 강한 미드라이너로써 주목 받기 시작한 것도 WCG 2013 한국대표 선발전에서 당시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던 페이커 선수를 상대로 승리한 뒤이다. 당시 폰선수는 니달리를 선택해서 페이커에 오리아나에게 0킬 5데스라는 수모를 안겨줬으며, 2세트 역시 피즈를 선택하여 페이커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선보인바 있다.

그 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시즌4(2014)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폰은 페이커에 맞서 하루에 4번의 솔킬을 기록하며, ‘세체미’로 언급되기 시작하고,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당시 소속팀이던 삼성 화이트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시즌4(2014) 우승을 견인한다. 이후, 중국의Edward Gaming 으로 팀을 옮겨 중국 최고의 미드라이너로써 입지를 굳힌 폰은 최근 있었던, 2015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에서 페이커 맞대결을 펼쳐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한다. 특히, 결승전 5세트에서 당시 승률 100%였던, 페이커의 르블랑을 모르가나로 카운터치며 우승하는 모습을 보며, 여러 리그오브레전드 팬들은 이제는 폰이 진정한 ‘세체미’라고 주장한다.

페이커에 맞서 MSI 우승을 쟁취한 폰이 현재 단어 그대로의 세계 최고, 세계 1위의 미드라이너라는 점은 틀림없다.

하지만, 서두에 말했듯, ‘세체미’라는 단어가 범접할 수 없을 정도의 독보적인 기량을 가진 미드라이너를 뜻한다면, 다소 이견의 여지가 있다.

그 이유는 리그오브레전드 프로 선수들 실력의 상향평준화에 있다.

과거보다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각 프로팀의 스케쥴, 소위 잘나가는 팀과 선수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벤치마킹 등으로 인해 각 팀들간, 각 선수들간의 기량이 과거완 달리 엄청나게 큰 차이를 보이진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향평준화로 인해, 비단 페이커뿐만이 아니라,

국내 SKT 소속 미드라이너 Eazyhoon, AHQ 소속 미드라이너 Westdoor 등 해외선수들의 실력 또한 나날이 상승해

현 세계 1위 미드라이너인 폰에게 압도당하지 않을 수 있을 만큼의 기량을 갖추고 있는 상태이다.

현재 리그오브레전드에서의 ‘세체미 논쟁’은 마치 이전 세대의 E 스포츠를 이끌었던 스타리그에서의 ‘본좌 논쟁’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임요환, 이윤열, 최연성 등 시대를 이끌고, 당시엔 맞설만한 적수가 뚜렷하게 없던 선수들은 ‘본좌’로써 회자되었지만, 스타리그가 지속되고 선수들의 역량이 점차 상향평준화되면서 단, 한 선수만이 독보적인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시대는 다시 오지 않았고, 결국, 이후에도 이러한 ‘본좌논쟁’은 끊임없이 계속되며 택뱅리쌍, 육룡 등 완벽한 독보적 강자 없이 서로간의 치열한 혈전이 이어졌을 뿐이다.

과거 스타리그와 같은 현 상황을 되새겨보면,

현재에 ‘세체미’가 폰인지 아닌지, 전승 우승 시절의 페이커보다 잘하는지 못하는지 각 선수의 기량을 놓고 따지면서 서로 피터지게 싸우기보단,

진정한 팬이라면, 이들 두 미드라이너의 한 수 더 높아진 경기력과 보다 치열해진 현재 리그오브레전드 판의 경쟁구도에 열광을 하고,

폰과 페이커, 승자와 패자 모두를 향해 박수를 쳐줄 때가 아닐까?

자뷰 본인의 OP.GG 기사 원문: http://www.op.gg/r/detail/31044/news